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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필터 혼자 놀기. 같은 나무. 서로 다른 필터로는 서로 다른 모습이 보일 뿐. 2022. 7. 21.
긴 비 오는 아침 출근길 버스 창에 빗줄기가 무늬 놓은 모습을 담으려다...찍힌 사진. 창 안과 밖은 다른 세상이다. 2022. 7. 13.
비.용맹스럽다 장맛비. 용맹스럽게 오고 있다. 호우의 호가 영웅호걸의 호라지. 용맹스럽다는 말. 여름의 세찬 비바람과 닮았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통할 만큼의 바람이 있어야 하듯이 비와 비 사이도 ... 지나가리다. 모든 것. 버티다보면. .. 2022. 6. 30.
숲길 숲길 -곽재구 숲은 나와 함께 걸어갔다 비가 내리고 우산이 없는 내게 숲은 비옷이 되어주었다 아주 천천히 나의 전생이 젖어드는 것을 느꼈다 숲의 나무들은 자신들의 먼 여행에 대해 순례자에게 얘기하는 법이 없었다 세상의 길 어딘가에서 만년필을 잃은 아이가 울고 있을 때 울지 말라며 아이보다 많은 눈물을 흘려주었다 목적지를 찾지도 못한 내가 눈보라 속에 돌아올 때도 숲은 나와 함께 걸어왔다 우연히 '시요일'이라는 앱에서 이 시를 접하다... 잘 읽혀지는 시... 그런데 숲이 혹은 숲의 나무들이 울지 말라며 아이보다 많은 눈물을 흘려주었다 라는 싯구에서 코끝이 찡해졌더랬다. 혼자 밥을 먹고 있었다. 그리고, 곽재구의 시를 처음 접한 때를 생각해냈다. 나의 20대 말, 회사를 그만두고 무작정 짐을 싸서 처음으로.. 2022. 5. 13.
티베트에서의 기억들 1 IN Tibet 2006/08/17 ▲ 2006 티베트에서의 기억들 너무나 많은 기억들이 스며있다. 티베트로 가기 전, 만약 누군가 나에게 티베트로 가서 무얼 얻고 싶냐고 물어봤다면 '우리네 삶의 고뇌도 기쁨도 좀 더 넓게 이해하고 살아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을 것이다. 지금은 어떻까. 티베트는 비행기로 서쪽으로 날고 날아서 4시간이면 도착하는 곳이다. 우리보다 4시간(물론 중국은 자기네 모든 영토에서 동일 시간을 적용하지만.) 빠르지만, 티베탄 삶의 시간은 우리네 삶의 시간보다 삼사십년을 거슬러 올라간 듯 하다. 아름다웠다. 그리고, 너무나 새파래 눈물 나도록 마음을 적시는 하늘과 그 만큼의 티베탄 삶의 언저리들... 간혹 이방인의 섣부른 시선에 나 자신마저 섬뜩 놀랄때가 있다. 우리네 시선은 어찌보면.. 2022. 4. 1.
I am in Tibet 2006/07/24 얄라셩 티베트로 간다. 친구 가는 길에 내가 잠깐 들러 함게 여행삼아 간다. 2006년 7월 24일 ~ 8월 4일 이런 저런 준비물 챙기다가 사진기를 들고 고민한다. 어떤 걸 가져갈까? 그냥 디카 하나면 짐도 가볍고 모든게 해결될 것 같은데. 난 굳이 수동카메라를 들고 고민한다. Cannon QL17을 가져갈까? Nikon F801을 가져갈까? 고민하다 비록 무겁지만 니콘을 가져가는게 초행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사진찍기가 쉬울 것 같아 선택한다. 티벳에서 기다리는 그 많은 장면들에 대한 욕심도 욕심이려니와 그것보다는 쉽지 않게 담을 티벳의 삶을 고민 속에 담고 싶기 때문이리라. 화두가 무엇일까? 분명 그냥 가는 티베트로의 여행은 아닐텐데. 내 삶의 고뇌를 풀려고 가는 길은 아니다. 자연.. 2022. 3. 30.
구보의 하루 아주 우연히 늦은 밤 티브이를 켜니 흑백영화가 펼쳐졌다. 글쓰는 이의 이야기다. 책상을 떠나 거리로 나서 사람을 부딪히듯 만나고 지나치고 바깥으로 나왔지만 생각은 안으로만 침잔하는 듯한 이야기다. 어둡지만 왠지 추억과 그 옛 시절을 보여주는 것 같아 집중이 된다. 어찌보면 보여지든 감춰져있든 누구에게나 있을 모습이다. 재밌다. 1934년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라는 소설을 현대의 거리로 다시 푼 듯 하다. 그렇지만 결코 거리와 삶의 비애를 그대로 복사하지는 않았다. 부제가 "내일을 향해 내딛는 서붓한 발걸음" 이다. 서붓한? 사전을 찾아본다. '걸음걸이나 움직임이 소리가 거의 나지 아니할 정도로 거볍고 부드럽다.' 거볍다? 무게가 작다란 뜻이라니 가볍다?로 해석해도 되겠다. 혹은 무게란 중력값.. 2022. 3. 19.
리산. 울창하고 아름다운 모퉁이를 돌면 말해다오 은밀하게 남아 있는 부분이 있다고 가령 저 먼 곳에서 하얗게 감자꽃 피우는 바람이 왔을 때 바람이 데려온 구름의 생애가 너무 무거워 빗방울 후드득후드득 이마에 떨어질 때 비밀처럼 간직하고픈 생이 있다고 처마 끝에 서면 겨울이 몰고 온 북국의 생애가 풍경처럼 흔들리고 푸르게 번지는 풍경 소리 찬 바람과 통증의 절기를 지나면 따뜻한 국물 펄펄 끓어오르는 저녁이 있어 저녁의 이마를 짚으며 가늠해보는 무정한 생의 비밀들 석탄 몇조각 당근 하나 노란 스카프 밀짚모자 아직 다 말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은밀하게 남아 있는 부분이 있어 다 알려지지 않은 무엇이 여기 있다고 ---------------------------------------------------------- 2022년 3월 .. 2022. 3. 11.
겨울-봄나무 천변 산책 하다보니 버드나무 줄기가 연노랑색으로 변해간다. 곧 연초록으로 갈테고 그렇게 겨울지나 봄이 오려나 보다. 새로운 봄, 여름지나면 푸른 초록과 함께 우리네 세상도 맘껏 자유로왔으면 하는 바람가져본다. 보고 또 보는 이유다. 2022. 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