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길에서 쓴 雜說9

가을편지 짧은 그 시간들 그냥 한 평생이었다 생각하자. 절반이든 한이든. 평생. 내가 살아왔던 시간. 평생. 이제 다시 또 다른 한 평생 산다고 그리 각오하고 살아가자. 부끄러운 시간들...많지만. 그 한 평생. 미련갖지말자. 헤어진 이. 실로 행복했던 이. 떠난 이. 떠나보낸 이. 다시 길 떠난 이. 나이 한 살 더 먹은 이. 그들 모두에게 그래 그런 세월 지금 이전의 시간은. 그렇게 한 평생이었으니 보내자. 그걸로 됐다. 그래... 나에게로 띄우고싶은 가을편지이리니. 2020. 10. 6.
Between Us 마치 뉴런같기도 하고 우주거대구조같기도 한. 의자는 각자 만유의 존재. 종이 실은 그 모든 것으로 이어진 연결고리. 나름 인상적인 시오타 치하루의 작품. 추석이 내일 모레... 가족도 각자를 중심으로 이어진 일종의 뉴런^^ 모두 추석 잘 쇠시고~~~ 더 나은 시간을 가지시길.. 세상 모든 이들을 위해..☺ 그리고우주거대구조. 출처. 한겨레. 2020. 9. 29.
양재천 일을 하러 갔다가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도서관에서 시를 잊은 그대에게 - 정재찬 읽다가...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 찬 굴 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섬집 아기.2절 '녹'같은 기다림 삶이 녹슬 정도로 기다리는 그 간절함이 그리운게다. - 황지우의 시 .너를 기다리는 동안. 언제나 그렇듯 '못난 놈들만' 고향의 옛 시절이 그리울 뿐이다. - 이호철, 탈향 송수권, 면민회의 날 많은 글을 읽어도 눈에 들어오는 글은. 다 못 찬. 달려옵니다. 녹같은 기다림. 못난 놈만. 그린다. 영상의 겨울. 그린다. 바람이 불지 않은... 2019. 12. 14.
집으로 가는 길 가을 강은교 기쁨을 따라갔네 작은 오두막이었네 슬픔과 둘이 살고 있었네 슬픔이 집을 비울 때는 기쁨이 집을 지킨다고 하였네 어느 하루 찬바람 불던 날 살짝 가보았네 작은 마당에는 붉은 감 매달린 나무 한 그루 서성서성 눈물을 줍고 있었고 뒤에 있던 산, 날개를 펴고 있었네 산이 말했네 어서 가보게, 그대의 집으로.... 언제부터인가 담론이 사라진 시대... 오마이블로그의 문이 잠겨져 버린 후 더욱더 담소를 나눌 방은 없고 나도 생활에 바빠서인지.... 입을 닫고 살고 있다. 간혹.... 하늘 보는 가을날 내 독서일기 마지막 장에 강은교의 가을이란 시가 적혀 있었다. 집으로 가는 길... 추운 겨울이면 불 켜진 집이 그리도 고맙다. 2019. 12. 9.
가을이 가을 가는 걸 배웅하는 것이기도 하고 가는 걸 붙잡으려고도 하는 것 같기도 한 겨울 곧 눈 데리고 오려나... 2019. 11. 20.
바.람. 소나기 몰래 내리더니 더운 공기 가시고, 차가운 공기와 바람이 숨쉴만하게 불어온다. 바람... 수업을 하다가... 바람과 바람을 생각했다. 간절히 원하는 것을 .... 바란다고 하고 그런 것을 바람이라 하지. 그리고 공기가 흐르는 것... 그것을 바람이라고도 하지... 그러면서 생각했더랬다. 바라는게 있다면 흐르고 움직여야 한다. 바라는게 있다는 것은 살아있음이고 살아있음은 곧 움직여야 한다는 것... 바람이 알려주는 길 위의 이야기... 나 역시 바라는게 있으니 다시 움직여야 할 듯... 세상을 향해... 어제 JTBC 슈퍼밴드에서 본 노래 'Still Fighting It'이 떠오른다. 'Still Fighting It' 좋은 노래였다. 2019. 6. 15.
바람이 불어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理由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理由가 없을까. 단 한女子를 사랑한 일도 없다. 時代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꼬 부는데 내발이 반석우에 섰다. 강물이 자꼬 흐르는데 내발이 언덕우에 섰다. 1941. 6. 2 윤동주. 바람이 불어. 지금 시대는. 바람이 세상을 살린다. 지금. 이 시간.. 바람. 2019. 3. 14.
지리산둘레길 : 하동호-삼화실 하동호에서 삼화실까지 지리산 곁을 걷는 길 이 글에서는 내가 만난 풍경과 단상 위주로 펼쳐보고자 한다. 이 구간에서는 상존티마을회관에서 삼화실로 가는 길만 잘못들지 않으면 될 듯... 그 길은 옛날 아이들이 재를 넘고 넘어 삼화국민학교(삼화초등학교)로 등하교하던 길이다. 아침 이 길을 보며 다시 생각했다. 어제 숙소를 정하지 못해 더 갈까 하다가 관점마을가지 갔다가 다시 평촌마을로 돌아왔다. 날이 저물려고 하는데 내 욕심으로 갔다가는 어둠에 길도 나도 잃어버릴 수 있었다. 아침해를 보니 더욱 그러하였다. 산에 오면 멈추게 된다 욕심을... 어제 날 저무는데 욕심내다 더 걸었으면 어둠에 길도 나도 갇혔을터 ... 산에서는 멈출 때 멈출 수 있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니 더욱 그러하다. 다행이다. 멈춰서.... 2019. 2. 25.
지리산 둘레길 : 위태-하동호 간만에 길을 떠났다. 아니 길에 안겨보았다. 지리산 둘레길.... 대중화 되기 전에 혼자서 혹은 몇몇 오블지기와 함께 최초로 생긴 남원과 함양을 잇는 길을 걸었었다. 그 사이 실상사가 있었고... 그때의 구간과 지금의 구간은 다르게 나뉘어졌다. 그대 만났던 이들도 다른 길에서 각자 열심히 걸어가고 있겠지... 이번 겨울... 이상하게 따신 햇살...하지만 미세 먼지가 안개처럼 떠다니는 날... 지리산의 흙을 디디며 안겨 힘을 얻고 싶었다. 그 길에서의 단상 몇을 이곳에 펼쳐본다. 여기에 적는 글은 길을 가며 지리산이 나에게 들려준 바람같은 소리일 것이다. 시골의 버스 기사님은 참 친절하다. 길을 물으면 아시는 만큼 알려준다. 가만히 듣고 있는 할머니도 거들어주고. 위태 어디에서 시작할지 몰라하는 나에게 .. 2019.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