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畵,,,架의 뜨락

구보의 하루

by 얄라셩 2022. 3. 19.


아주 우연히 늦은 밤
티브이를 켜니
흑백영화가 펼쳐졌다.
글쓰는 이의 이야기다.
책상을 떠나 거리로 나서 사람을 부딪히듯 만나고 지나치고
바깥으로 나왔지만 생각은 안으로만 침잔하는 듯한 이야기다.
어둡지만 왠지 추억과 그 옛 시절을 보여주는 것 같아 집중이 된다.
어찌보면 보여지든 감춰져있든 누구에게나 있을 모습이다.
재밌다.

1934년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라는 소설을
현대의 거리로 다시 푼 듯 하다. 그렇지만 결코 거리와 삶의 비애를 그대로 복사하지는 않았다.

부제가 "내일을 향해 내딛는 서붓한 발걸음" 이다.
서붓한?
사전을 찾아본다.
'걸음걸이나 움직임이 소리가 거의 나지 아니할 정도로 거볍고 부드럽다.'
거볍다? 무게가 작다란 뜻이라니 가볍다?로 해석해도 되겠다. 혹은 무게란 중력값이니 중력을 많이 느끼지 않은 발걸음? 내심 중력을 이기는 발걸음이 되었으면 하는 나름의 바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살아가는 그 시대에 서 있다보면
바람 불어 옷깃을 여밀고
마냥 거리로 나와 사람의 물결 혹은 파도를 만나기도 한다.
그러다가 다시
내가 세상에 있음을 깨닫기도 하고...

바쁘게만 흐르는 하루 하루를 보내다 만난 영화가 인상적이다.

그리고
눈을 감고 나를 그려본다.
소씨의 하루는 어떠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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