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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글 모음

리산. 울창하고 아름다운

by 얄라셩 2022. 3. 11.

모퉁이를 돌면 말해다오 은밀하게 남아 있는 부분이 있다고

가령 저 먼 곳에서 하얗게 감자꽃 피우는 바람이 왔을 때 바람이 데려온 구름의 생애가 너무 무거워 빗방울 후드득후드득 이마에 떨어질 때 비밀처럼 간직하고픈 생이 있다고

처마 끝에 서면 겨울이 몰고 온 북국의 생애가 풍경처럼 흔들리고 푸르게 번지는 풍경 소리 찬 바람과 통증의 절기를 지나면 따뜻한 국물 펄펄 끓어오르는 저녁이 있어 저녁의 이마를 짚으며 가늠해보는 무정한 생의 비밀들

석탄 몇조각 당근 하나 노란 스카프 밀짚모자 아직 다 말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은밀하게 남아 있는 부분이 있어 다 알려지지 않은 무엇이 여기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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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10일.
창비에서 만든 '시요일'이라는 앱에 오늘의 시로
리산 시인의 '울창하고 아름다운'이란 시가 떴다.
시가 이 계절을 그리고 내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계절이 또 오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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