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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글 모음

행복

by 얄라셩 2022. 8. 21.

 

행복

             -심재휘



집을 나서는 아들에게

보람찬 하루라고 말했다



창밖은 봄볕이 묽도록 맑고

그 속으로 피어오르는 삼월처럼 흔들리며

가물거리며 멀어지는 젊음에 대고

아니다 아니다 후회했다



매일이 보람차다면

힘겨워 살 수 있나



행복도 무거워질 때 있으니



맹물 마시듯

의미 없는 날도 있어야지

잘 살려고 애쓰지 않는 날도 있어야지

(심재휘 시집 -그래요 그러니까 우리 강릉으로 가요  /  창비 2022)










시인의 마지막 연의 이야기가 맘에 쏙 들어온다.
더웠고 힘든
늦여름.
하나의 계절이 지나가면서 들려주는 이야기가 시인의 시와 같았다.
맹물 마시듯
의미없는 날도 있어야지
잘 살려고 애쓰지 않는 날도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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