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심재휘 집을 나서는 아들에게 보람찬 하루라고 말했다 창밖은 봄볕이 묽도록 맑고 그 속으로 피어오르는 삼월처럼 흔들리며 가물거리며 멀어지는 젊음에 대고 아니다 아니다 후회했다 매일이 보람차다면 힘겨워 살 수 있나 행복도 무거워질 때 있으니 맹물 마시듯 의미 없는 날도 있어야지 잘 살려고 애쓰지 않는 날도 있어야지 (심재휘 시집 -그래요 그러니까 우리 강릉으로 가요 / 창비 2022) |
시인의 마지막 연의 이야기가 맘에 쏙 들어온다.
더웠고 힘든
늦여름.
하나의 계절이 지나가면서 들려주는 이야기가 시인의 시와 같았다.
맹물 마시듯
의미없는 날도 있어야지
잘 살려고 애쓰지 않는 날도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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