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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글 모음

소설-운명의 길

by 얄라셩 2020. 10. 10.

 

해양학을 전공한 노교수는 퇴임 후에 시를 쓰고 중국어를 배우고 중국과 시베리아, 남미를 여행하였다.

그런데, 그 여행의 아주 깊은 곳에는 소설에서 묘사되는 풍경이 담겨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그 연유를 알겠다. 그 여행길에서 꿈길에서라도 만나보고 싶은 형제들을 그려보고 싶었서였을 것이다.

내가 소설에 대한 평을 하기에는 너무 얕고 가벼워서
다만 소설을 읽어가면서 느낀 감상만은 적어보고 싶다.
딴에는 참으로 오랜만에 읽은 소설이지만
참 편하고 잔잔하게 옛날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는 것 마냥 감동적이었다.

운명의 길...

글의 흐름과 스토리가 강물처럼 잘 흘러간다.
남한의 자유, 북한의 묶음
그 둘의 차이와 다름, 날숨과 들숨마냥 이야기가 전개된다.
충분히 남과 북의 자유와 묶음으로 전개되는 흐름을 헤아릴만 하다.

단란하던 한 가정이 아이를 낳다 돌아가신 어머니와
남과 북이 한국전쟁이라는 사건을 통해 땅 뿐 아니라 사상과 삶의 방식까지 나눠지는 슬픔 속에서 정든 고향을 떠나 뿔뿔이 헤어졌던 네 형제...
명순(금순), 상수, 은수, 옥순...

화자인 상수가 그리는 누나와 남동생, 여동생의 꿈길에서 그려내는 이야기는
예전 금강산 관광을 가서 먹었던 담백한 평양냉면 같다. 혹은 따뜻한 온밥 같다.
너무 뜨겁지도 너무 식지도 않은 이북음식마냥 글이 흘러간다.
자극적인 사건이 없어서 더더욱...
그래서 맛나다. 이 소설은...

소설을 읽어가면서
노교수의 그 마음 알겠다.
꿈일지다도
꿈같다라고 할지라도
서로 떨어져 살아내야했을 형제들
다시 만나지도 소식을 전해듣지도 못했지만
그들이 서로 잘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
꿈일지라도 그냥 꾸며낸 이야기일지라도
그건 간절한 기도이고 바람이고 소망임을...
나도 소설을 읽어가며 눈가에 눈물이 고이는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인지라...

좋은 소설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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