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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ibet+Yunnan+ESC너머

티베트에서의 기억들2 - 길 위에서의 단상

by 얄라셩 2022. 8. 1.
<오마이블로그에 남겼던 흔적들이 사라진 지금, 지난 계절의 나뭇잎 추억마냥 이곳에다가 펼쳐봅니다.
그리고 언제가는 다시 이어질 이야기를 하나씩 생각해 봅니다.>


IN Tibet 2006/09/02 20:14 얄라셩

▲&amp;nbsp;길&amp;nbsp;떠남이란...



길을 떠난다는게 어떤 의미를 가지기는 하는걸까 항상 고민한다.
나에게 길은 언제나 내가 걷는 길 자체였는데, 이제 다시 새로운 길을 떠난다는 것.
그 새로운 길 역시 이전의 길과 별반 다르지 않음이리다.
티벳으로 가는 길을 일상의 길로 다시 돌아와 돌이켜본다.
그 길의 시작은 위 스케치로 담고 있었다.
" 내 속의, 우리 삶의 고뇌도, 평화도 더 넓고, 깊게 바라볼 수 있었음 좋겠다."
솔직한 마음이었으리라.
저 먼 산 바라보며 가볍디 가벼운 몸으로 걷고 또 걷고 싶었던 티베트의 길이었다.
티베트를 왠지 수행의 시공간으로 인지하였던 나였기에 거리를,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한국에서의 복잡다단한 얼굴과 거리가 아닌 그 무엇으로... 그리고 하늘위 가장 가까운 티베트의 제1 도시인 라싸에 도착하자 마자 사람들이 다니는 거리가 보인다. 그리고 사람이 보인다.

▲ 하늘에서 본 세상
▲ 라싸의 거리


멀리 하늘 위에서 만년설이 있는 땅을 본다.
그리고 그 땅에 처음 발딛을 때 멀리서 건물과 사람을 본다.
딴에는 이방인이 함부로 그들의 삶에 끼여들고 싶지 않는 혼자만의 이유이리라.
7월 라싸의 거리는 강렬하면서도 푸른 햇살로 두 눈을 멍들게 한다.
최소한의 것으로 이 땅을 살아가는 티베탄의 삶을 대변하듯, 최소한의 공기로 숨을 쉬고 최소한의 욕심으로 거리를 발딛음하라고 타이른다.
조금만 마음 급한대로 걸으면 숨이 가프다. 그리고, 티베트의 강한 일조량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현기증이 난다.
자연이 먼저 인간에게 이 땅에서의 겸허함을 일깨우는 듯 한다.
처음 도착한 하루... 조용히... 살짜기 발걸음하고, 가장 적은 음식으로 배를 채운다.
가난하지만, 웃음 잃지 않고 살아가는 그네들의 삶을 자연이 먼저 깨우쳐 준다.



▲ 정오의 식사
▲ 티베탄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조심스럽게 카메라를 꺼내 티베탄의 거리와 사람들에게 눈을 돌린다.
첫날, 내가 만나는 이들... 양 볼이 검붉게 탄 얼굴에 하얀 눈망울이 우리네 농촌의 어르신, 아이들 같다.


▲ 죠캉사원 옆으로 난 순례의 길
▲ 티베탄의 여인


몇 달, 아니 몇 년을 걸쳐 오체투지를 하며 일생의 단 한번 도달하고자 하는 성지 카일라스산(우리나라에는 수미산이라 일컫는 곳)와 함께 죠캉사원은 티베트에서 순례의 종착지 중 하나다.

고원에서 쏟아지는 햇살에 눈부신 자연은 흙과 돌로 빗은 하얀 집과 함께 더욱 빛난다.
티베탄은 꽃을 좋아한다. 아무리 가난하더라도 창문가에 꽃 하나 심는 마음은 항상 간직하고 있다.

티베트에 처음 도착한 날.
천천히 걸다 집으로 오는 길에 거리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만나그 아이들에게 카메라를 향하자 아이들이 즐거운 포즈를 취한다. 이 아이들은 사진 찍히는 일도 하나의 놀이인 듯하다.

▲ 티베탄의 아이들


아이들은 사진찍는 일도 하나의 놀이이다.
그 모습이 너무나 순수하고 즐거워서 나도 아이들과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소통을 시작한다.

▲ 아이들은 밝고 맑게 놀 줄 안다...


내일부터 티베트와의 소통을 천천히 시작해보려 한다.
조심 조심 그들 삶의 구경꾼이 아닌 일부로서 다가갈 수 있었으면 한다.
그들 모두 나에게는 고향의 이웃으로 다가오는 친숙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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