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지구의 과학' 3장은 북한산을 소재로 '1억 년의 시간'이란 주제로 글이 전개된다.
등반객이 가장 많은 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는 북한산.
제목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핵심을 품고 있다.
북한산의 암석이 지금의 산으로 우리를 감싸주고 보살펴주기 까지는 대략 1억 년의 시간이 걸렸다는 뜻이다.
그리고 북한산의 형성 과정을 이렇게 적고 있다.
현재 북한산을 이루는 화강암은 그 옛날 중생대 쥐라기, 그것도 약 1억 6000만 년 전에 지하 약 10km 지점의 기반암을 관입하여 형성되었단다!!!
그리고 여러 지구 내부의 힘과 지각 변동에 의해 그 화강암을 덮고 있던 암석이 침식되어 없어지고, 그 누르던 압력이 줄어들었고, 중생대의 화강암을 융기하여 지금의 북한산, 불암산 일대를 이루고 있다!!!
10km 지점에서 형성된 화강암이 융기하여 지금의 북한산 화강암을 이루었다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접근해 보자. 그 시간과 힘을...
신문기자로 발로 뛰며 기록한, 살아 있는 한반도의 지질 지형 생명 이야기인 ‘한반도 자연사 기행(조홍섭)’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지하 3-4m 내려갈수록 기압은 1씩 증가한다.
북한산 화강암이 지하 10km 지점에서 형성되었다면 이 화강암은 약 3000기압 정도를 받고 있었다. 이 정도의 기압이라면 어느 정도일까?
바다를 예를 들어보자. 보통 수심이 10m 깊어질 때마다 수압이 1기압씩 증가하므로 사람이 20m보다 깊은 수심으로 잠수하게 되면 질소가 혈액으로 용출되는 잠수병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치명적인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심해 탐사를 목적으로 한 탐사선은 이보다 훨씬 깊은 7,000m까지 잠수가 가능하다.
2019년에는 티타늄 소재 잠수정을 이용하여 수심 10,928m까지 들어갔으며 이것이 현재의 기록이다. 수심 1만 m 바닷속에 들어가려면 1,000기압을 견뎌야 한다. 1,000기압이면 손톱만한 면적에 승용차 한대 무게가 내리누르는 압력과 비슷하다. 엄청난 힘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북한산의 화강암은 수심 1만 m보다 더 큰 압력인 3000기압을 받고 있었다!!!
그 엄청난 힘을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비바람이 불어 지표를 덮고 있던 암석이 침식작용에 의해 깎여 나간다.
1년에 약 0.1mm 정도로 깎여나갔다면 누르는 힘이 감소한 그만큼의 높이 0.1mm씩 지표 아래의 암석은 융기할 것이다.
그렇다면 지하 10km의 북한산 화강암이 지표까지 올라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
간단한 비례식으로 유추해 보자.
0.1 mm : 1(년) = 10 km : x(년) ( 1km = mm이므로)
구하고자 하는 시간 x는 약 1억 년!!!
10km 깊이에 있던 화강암이 융기하여 지금의 북한산을 만드는데 걸린 시간이 약 1억 년이었다. 융기하는 동안 심성암인 화강암이 받았던 압력도 줄어들었을 것이다. 그 줄어드는 압력으로 인해 딱딱하기만 한 암석도 빵이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조금씩 부풀어 올라 판때기 모양으로 떨어져 나간 판상절리가 관찰될 수 있는 것이다.
출처 : 안녕, 지구의 과학
그리고 그 시간의 흔적을 북한산의 판상 절리 모습으로 제시한다.

사실 책에서는 지면 상의 한계로 사진을 많이 집어넣지 못했다. 그 사진들을 여기에 더 풀어본다.

우리나라에는 지하 깊은 곳에서 생성된 마그마가 지표로 노출되면서 나타나는 판상절리가 꽤 많다.
동해시의 무릉 계곡도 판상절리의 한 종류이다.
우연히 간 여행에서
어렸을 적 부모님을 따라 계모임에서 갔던 여행지를 가면 저런 장면이 참 많았더랬다.
소풍 나온 것 마냥 부모님과 아저씨 아주머니랑 함께 도시락을 먹고, 재밌게 놀았던 기억들...
그리운 그 시절을 이야기를 무릉 계곡에서도 만났더랬다.
산이 땅 위로 올라가기까지의 시간도 시간이지만
이 산이 인간의 마을을 감싸안아주고 있다는 생각도 한다.

그리고 이렇게 썼다.
"때론 이리저리 복잡하게 얽히는 땅과 사람의 세상에서 살짝 벗어나
산을 올라가서 다시 땅과 사람의 세상을 보면... 그 세상이 작고 작았다.
그래서 산을 오르는가 보다!!!
그곳에서 바라보니 사람이 사는 세상도 산에 안겨 있음을 알겠다.
인간이 산을 품은 게 아니고 산이 인간을 품어준 것이다!
북한산을 바라보면 그런 이치를 알 수 있다."
북한산 이야기는 수행의 모습으로도 이어졌다.

어느 출근길 맑은 날 아침....
저어기 북한산의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가 보였다.
저 세 바위가 어느 아침, 강남의 도로 언덕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 모습이..
처음에는 어느 사진가의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카파의 사진이었다. 그 사진 때문이었을까
바쁘게 산다는 것은 때론 피곤함의 연속일 수 있고, 치열함의 또 다른 의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 날 중 그 어느 하루아침에 보이는 세 바위의 모습은
세상이라는 전쟁터에서 지쳐 힘들게 누워있는 어떤 사람 혹은 고행하는 수행자를 떠올리게도 했다.
그냥 그런 날이 있을 수 있다.
출근하는 내가 의도적으로 생각하지 않더라도 불현듯 세 봉우리가 뭉쳐져 나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는 날이 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그 바위를 지나 직장이 있는 북한산 어느 자락으로 다가오니
산의 능선이... 이런 형상으로 다가왔다.

마치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하였다.
“이런저런 고행의 여정
그 경험과 시간들
잘 다독거리려무나.
그래보렴아...배우고 깨우치고
그리고 놓아버릴 거 내려놓고
비울 거 비워버리고..
그리 한 번 해보려마”라고 말하는 듯...
누워있는 부처의 모습을.. 북한산 어느 한 자락이 보여주었다.
치열하게 부딪히고 몸부림치는 세상살이 중 어느 출근길에서 북한산 능선이 보여준 풍경....
왠지 고마웠다. 그리고 그때가 부처님 오신 날이 다가오던 때였으리라.
그 무엇이든 모든 것은 바라보는 이의 그 마음과 시선의 방향이겠다.
1억 년 전에 생성된 북한산의 화강암이 그 오랜 시간을 거쳐 현재 우리와 만났다.
그리고 때론 이런 이야기들을 전해주고 있다.
‘모든 인연과 만남은 새로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라는 어느 스님의 말씀과 어울려졌다.
그리고 별을 담고 있는 하얀 벚꽃 너머로 새로운 봄을 알려주고, 여름, 가을, 겨울 너머로 있어 준다.

산은 원래 그곳에 있어준 것도 또 항상 그곳에 있지는 않았지만, 지금 북한산은 그 모든 계절 너머로 우리와 함께 있어 준다.
따뜻한 봄날은 포근하게, 더운 여름은 녹음 우거진 시원함으로, 따가우면서도 쌀쌀해지는 가을에는 지겹지 않을 알록달록함으로, 차고 건조한 겨울에는 은빛 길바닥마냥 함께 은빛으로 물들어지며 우리를 바라보고 감싸고 있다.
북한산은 1억 년의 달려와 우리와 함께 이렇게 있어줬다.
그러니 북한산의 돌 하나를 보더라도 만져보며 ‘안녕하세요, 어르신.... 반갑습니다.^^’라고 말해도 될 듯하다.
'안녕, 지구의 과학+Plus'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 작으나 위대한 존재 (1) | 2025.11.11 |
|---|---|
| 1. 물질의 결합 규칙성_나눔과 공 (2) | 2025.09.02 |
| 안녕, 지구의 과학 (2) | 2023.04.26 |
댓글